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가 선보인 첫 번째 전기 오픈카로, 성능과 감성을 모두 아우르며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기반의 고급 쿠페와 오픈카를 만들던 마세라티가 전동화 흐름에 맞춰 선보인 이 모델은 기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파워트레인과 디테일, 주행 성능에서 전기차만의 특징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전기 오픈카로서의 정체성과 마세라티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각을 어떻게 조화롭게 녹여냈는지 디자인, 실내구성 살펴보겠습니다.
디자인과 디테일, 전기차다운 미래지향성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기존 그란투리스모 쿠페의 전기 버전으로, 외관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폴고레’라는 배지와 충전구 디테일 등을 통해 전기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측면 실루엣은 매우 날렵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자아내며, 긴 오버행과 낮은 루프라인이 고성능 GT의 분위기를 풍깁니다. 디퓨저와 충전구는 기능성과 감성을 동시에 고려한 요소이며, 충전구는 전동 개폐 방식으로 작동도 부드럽습니다. 전통적인 마세라티 특유의 과감한 라인은 유지하면서, 크롬 장식을 줄이고 간결한 형태로 정제된 전기차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어,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고급감과 기술력이 공존하는 실내 구성
실내는 쿠페 모델과 동일하게 구성되며, 고급 소재와 최신 디지털 장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EV 관련 정보와 모터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T맵 기반 내비게이션과 드래그 레이스 측정기능까지 포함되어 있어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터치 반응이 간헐적으로 느려지고, 후방 카메라 화질이나 앵글 제한 등 일부 실망스러운 요소도 있습니다. 기어는 버튼 타입으로 설계되었고, 에어컨 조절 및 차량 설정 패널은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뒷좌석은 공간이 좁고 트렁크도 수동 개폐 방식이어서 실용성은 다소 제한적이지만, 전체적으로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전기차 시대의 기술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습니다.
퍼포먼스와 사운드, 전기차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3개의 전기 모터를 통해 총 778마력의 출력을 발휘합니다. 전륜에 하나, 후륜에 두 개의 모터를 탑재해 AWD 시스템을 구성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2.7초에 불과합니다. 맥스 레인지, GT, 스포츠, 코르사 4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주행 성능과 출력 특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300km/h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감이 기대보다 약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도 있으며, 전기차 특유의 출력 제한 시스템이 이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세라티의 상징인 엔진 사운드는 가상 사운드로 대체되었지만, 속도에 비례하지 않는 일정한 볼륨은 감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브랜드 특유의 감성 간 균형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향후 과제로 보입니다.
일상성과 장거리 주행에 대한 새로운 접근
마세라티답지 않게 승차감이 좋다는 점은 많은 시승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입니다. 단단하지만 탄력 있는 서스펜션 세팅은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어우러져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한 편입니다. 특히 GT 모드에서는 과속방지턱을 넘는 상황에서도 충격이 잘 걸러지는 등 정제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노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회생 제동은 자연스럽고 이질감 없이 작동해 운전자의 만족도를 높입니다. 다만, 전기차 특유의 하부 소음이나 바람 소음은 여전히 존재하고, 특히 오픈톱 상태에서는 방풍 장치 부재로 인해 풍절음이 클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가격과 희소성, 선택의 기준은?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희소성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동 오픈카 시장 자체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 차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됩니다. 특이하게도 전기차인 폴고레가 내연기관 트로페오 모델보다 저렴하게 책정되어 가격 경쟁력도 갖췄습니다. 고성능, 디자인, 편의성, 희소성이라는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모델로서 고급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완성도나 디테일 측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생산은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지고 LG에너지솔루션의 고급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