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라는 이름은 전통적으로 고급스러움과 감성적인 드라이빙을 상징하는 브랜드입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과 고성능을 결합한 모델들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중고차 시장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유지비, 잦은 고장,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구매는 쉽지만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마세라티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오래 소유하기는 힘든 브랜드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그란투리스모'는 그러한 오명을 벗기 위한 전략적 모델로, 마세라티의 변화된 방향성과 기술력을 담은 중요한 상징입니다. 럭셔리 쿠페로서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성능, 실내 품질, 전동화까지 모두 아우르는 이 모델이 과연 '다시 고급차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디자인의 진화: 전통성과 미래가 공존하는 외관
그란투리스모의 디자인은 전통적인 GT카의 비율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졌습니다. 전면부는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수직으로 길게 이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렬하고 우아한 첫인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릴 안쪽에는 광택 처리된 블랙 메시가 삽입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중앙 보닛 위 캐릭터 라인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MC20에서 가져온 날렵한 헤드램프는 전통적인 원형 디자인에서 탈피해 현대적인 스포티함을 반영했고, 전면 범퍼 양쪽 공기 흡입구는 냉각 효율과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설계되었습니다. 측면은 쿠페형 루프라인과 근육질 휠아치가 조화를 이루며, 그란투리스모만의 GT 프로파일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세 개의 에어벤트와 트로페오 전용 레터링은 클래식 마세라티의 디테일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후면부는 부메랑 형태의 풀 LED 테일램프와 넓게 뻗은 리어 펜더, 거대한 디퓨저가 인상적이며, 4개의 배기구는 여전히 퍼포먼스를 상징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차량은 '전통을 존중하되 최신 기술을 조화롭게 적용한 GT카 디자인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파워트레인과 퍼포먼스: 진화한 GT의 본질
신형 그란투리스모는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됩니다. 하나는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트로페오' 모델이며, 다른 하나는 순수 전기차 '폴고레'입니다. 트로페오 모델은 V6 네트루노 엔진을 탑재하여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6kg·m을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공식 수치 기준 3.5초입니다. 4륜 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직진 가속과 코너링 모두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이며, 고속에서 차고가 자동으로 낮아져 공기저항을 줄이는 에어 서스펜션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일상 주행에서는 편안함을,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제공해 GT카로서의 성격을 확실히 부여합니다. 핸들링은 여전히 스포티하면서도 정제되어 있어, 예전 마세라티 특유의 거친 성향이 다소 줄어들고 더욱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댐퍼 세팅이 단단해지고 스티어링 반응도 즉각적으로 변화하며, 배기 사운드는 규제 속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전반적인 성능 밸런스는 '극한의 스포츠카'라기보다는 '럭셔리하고 강력한 GT카'라는 정의에 더 부합합니다.
실내 인테리어와 편의 기능: 고급 소재와 디지털의 조화
이번 그란투리스모의 실내는 말 그대로 '완전히 새로워졌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마세라티의 아날로그적 감성은 일부 남겨두되, 대부분의 조작계는 디지털화되었습니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다양한 주행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며, 센터 디스플레이는 위아래 두 개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쪽은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아래쪽은 공조 제어를 담당합니다. 터치 반응은 빠르며, UI도 직관적이어서 운전 중 조작이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변속기가 버튼식으로 변경되어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하며, 일부 사용자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고급 가죽으로 마감된 대시보드와 시트, 메탈 재질의 패들시프트, 우아한 암레스트 디테일 등은 이 차량이 분명히 '럭셔리 브랜드'임을 증명해줍니다. 또한 무선 충전 기능, 스마트폰 연동, 운전석 메모리 시트, 고급 사운드 시스템까지 현대적 편의 기능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어, 장거리 여행은 물론 도심 주행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실내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아날로그 시계의 부재로, 디지털 시계가 감성적 요소를 대체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전기차 폴고레: 퍼포먼스 럭셔리의 전동화
마세라티는 전기차 라인업을 ‘폴고레(Folgore)’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를 의미하며, 마세라티 전동화 전략의 상징입니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92.5kWh 배터리와 세 개의 전기 모터를 통해 최대 761마력의 출력을 발휘합니다. 0-100km/h 가속은 2.7초 수준으로, 트로페오보다도 빠른 성능을 자랑하며, 최고 속도는 약 320km/h입니다. 후륜에 더 많은 토크를 배분해 운전 재미를 살리며, 코너링 상황에서는 정밀한 토크 벡터링이 작동해 전자식 구동 시스템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핸들링은 가솔린 모델보다 더 직관적이고 민첩한 반응을 보이며, 구동력 배분의 정교함 덕분에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합니다. 충전은 최대 270kW의 급속 충전을 지원하여 20분 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실사용 주행거리도 400km 이상으로 기대됩니다. 실내 구성은 가솔린 모델과 거의 동일하나, 전기차 특유의 주행 정보와 배터리 상태를 표시하는 전용 UI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폴고레는 마세라티가 단순히 전기차 시장에 참여한 수준을 넘어서, 고성능 전동화 GT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 경쟁 모델과 비교한 가치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그 자체로도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니지만, 실제 구매 결정을 내릴 때는 가격과 유지비,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트로페오 기준 약 2억 원 초반대의 가격은 포르쉐 911, 메르세데스 AMG GT 등과 직접 경쟁하게 되며, 폴고레는 그보다 2천만~3천만 원 정도 높은 가격으로 출시됩니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경쟁 브랜드 대비 희소성이 매우 높으며, 브랜드만의 감성과 이탈리아 장인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유지비 측면에서는 예전보다 서비스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부품 수급도 개선되고 있어, 과거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도 최근 신형 모델들부터는 감가폭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 시 마세라티는 ‘가장 이탈리아적인 고급차’로서, 감성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과거의 오명을 완전히 씻어내고 브랜드의 명예를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모델입니다. 단순한 고성능 차량을 넘어, 감성·럭셔리·주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이 차는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특히 폴고레를 통해 전동화의 미래까지 준비한 마세라티는 이제 과거의 브랜드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담은 진정한 ‘퍼포먼스 럭셔리’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