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래버스가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오면서 대형 SUV 시장에 다시 한번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트래버스는 북미 시장에서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모델로, 그 명성에 걸맞게 완전변경을 통해 외관 디자인, 실내 구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등 모든 면에서 대폭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팰리세이드, 익스플로러, 파일럿 등과 경쟁하면서도 독보적인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 미래지향적 실내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연 트래버스는 패밀리카로서, 혹은 데일리카로서 얼마나 매력적인 차량인지 지금부터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제원 및 파워트레인: 다운사이징 터보로 변화의 중심에 서다
이번 3세대 트래버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파워트레인입니다. 기존 3.6L V6 자연흡기 엔진에서 2.5L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으로 바뀌면서, 대배기량 자연흡기에서 다운사이징 터보 트렌드에 본격적으로 합류했습니다. 새로운 터보 엔진은 무려 328마력, 45.0kg·m의 토크를 제공해 기존 대비 20마력 이상 향상된 출력을 자랑하며, 이 수치는 동급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2.3L 에코부스트)의 300마력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고속도로 연비는 약 10.2km/L, 도심 연비는 8.1km/L로 공차중량과 차량 크기를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치이며, 엔진 반응성도 좋아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유연한 주행을 실현합니다. 변속기도 기존 9단에서 8단 자동 변속기로 변경되었으며, 전반적인 변속 충격은 잘 억제되어 쾌적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합니다. 트래버스의 전장은 5,230mm, 휠베이스는 3,070mm로 동급 최상위 수준의 사이즈이며, 이런 긴 차체는 곧 넉넉한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고속 주행으로 이어집니다.
2. 외관 디자인: 미국차의 무게감에 미래적인 감성을 더하다
신형 트래버스는 외관 디자인에서도 큰 폭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2세대 모델의 보수적이고 투박한 외모에서 벗어나,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보다 세련되고 미래적인 요소가 가미되었습니다. 전면부는 얇고 날카로운 주간주행등(DRL)이 상단에 배치되어 시선을 사로잡으며, 중간의 굵은 크롬 라인이 헤드램프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하단 범퍼는 입체적인 조형으로 SUV다운 볼륨감을 강조하고, 그릴 중앙에는 쉐보레의 상징인 보타이 엠블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확산형 LED 전구가 사용되어 야간 주행 시 넓은 가시성을 제공합니다. 측면 디자인은 5미터를 훌쩍 넘는 전장이 돋보이며, 휠베이스가 3미터 이상이라 길게 뻗은 윈도우 라인과 크롬 몰딩이 시원한 인상을 줍니다. 크고 강한 휀더라인과 복고풍 디테일은 투박함보다는 클래식 SUV의 매력을 연출합니다. 후면부는 수평형 테일램프와 넓은 리어 범퍼, 리프트 게이트 라인이 어우러져 SUV 특유의 안정감을 강조하며, 듀얼 배기 디자인은 고성능 이미지를 강화합니다. 전체적으로 트래버스는 고급스러움과 실용성, 그리고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패밀리카 이상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3. 주행 성능 및 승차감: 가족을 위한 부드러움과 운전자를 위한 다이내믹함
트래버스의 새로운 2.5L 터보 엔진은 낮은 RPM에서도 뛰어난 토크를 제공하여 초반 가속이 민첩하고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1,500~3,000rpm 구간에서 매끄러운 가속이 이어지며, 고속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꾸준한 가속이 가능합니다. 기존 자연흡기 모델보다 응답성이 좋아졌으며, 터보 특유의 중속대 토크 분포가 훨씬 효율적으로 체감됩니다. 다만 일부 환경에서는 터보렉이 다소 느껴지고, 엔진 사운드가 출력을 따라가지 못해 감성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은 대단히 뛰어납니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우면서도 롤을 잘 억제하며, 도심이나 고속도로 모두에서 차체 흔들림이 적습니다. 시트는 처음 앉을 때는 약간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장거리 주행 시 허리를 잘 지지해주며 피로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고속 안정성은 매우 우수하며, 풍절음도 잘 억제되어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트래버스는 일상적인 승차감뿐 아니라, 고속 장거리 운전에도 적합한 드라이빙 밸런스를 갖추고 있어 패밀리카로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4. 실내 공간 및 인테리어: 진정한 패밀리 SUV의 정석
트래버스의 실내는 단연코 이 차량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동급 경쟁 차량 중에서도 2열과 3열의 공간 활용도가 가장 뛰어난 모델로 평가되며, 특히 레그룸이 2열에서 1,050mm 이상 확보되어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습니다. 3열도 타사 SUV와 달리 단순한 비상용이 아닌 정식 승차 공간으로 설계되어, 성인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헤드룸도 충분하고, 2열 시트 슬라이딩으로 승하차도 원활합니다. 실내 디자인은 최근 쉐보레 모델답게 간결하고 실용적인 구성입니다. 대시보드는 수평 구조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글로시 블랙 마감과 크롬 포인트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센터페시아에는 17.7인치의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있으며, 내장된 구글 시스템을 통해 내비게이션, 음성 명령, 유튜브 뮤직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무선 연결이 가능하고, 무선 충전, 다수의 USB A/C 포트, 컵홀더, 시트 포켓, 암레스트 수납 공간 등 실용적인 편의 기능이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2열 독립 공조, 리어 시트 열선, 파노라마 선루프 등 다양한 고급 옵션이 탑재되어 가족 중심 사용자를 위한 완성도 높은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5. 브레이크 및 핸들링: 대형 SUV치고 안정적인 감각
트래버스의 브레이크 성능은 개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브레이크 페달 감각이 초반에는 다소 무디며, 고속 주행 시에는 반응이 과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예민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환경에서는 브레이크 세팅이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이 있으며, 이는 대형 SUV의 무게와 플랫폼 특성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향 성능은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핸들링이 가볍고 정교하며, 회전 반경도 좁지 않아 대형 SUV 특유의 둔탁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고속에서도 중심이 잘 잡혀 있고, 핸들 유격이 적어 장거리 운전에서도 피로도가 낮습니다. 특히 차선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전방 추돌 방지 등의 ADAS 시스템이 잘 통합되어 있어, 초보 운전자나 가족 단위 운전자의 주행 안전성을 크게 높여줍니다. 전반적으로 브레이크 세팅은 향후 개선이 기대되지만, 조향 감각과 전자 보조 시스템의 활용도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6. 가격 및 시장 경쟁력: 팰리세이드 대항마 그 이상이 될 수 있을까?
트래버스의 예상 가격대는 6,000만 원 초중반으로 추정되며, 이는 풀옵션 기준 팰리세이드와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트래버스는 차량 크기, 실내 공간, 출력, 디지털 인터페이스 등 여러 면에서 팰리세이드를 능가하는 요소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너무 흔해진 탓에 개성과 차별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트래버스는 대체재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미국 SUV 특유의 묵직한 주행 감성과 튼튼한 구조,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할 경우, 트래버스는 주행 질감과 실내 구성 면에서 앞서며, 안정적인 브랜드 서비스 네트워크도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트래버스는 단순히 팰리세이드의 대항마가 아닌, '프리미엄 패밀리 SUV'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