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 마칸 4 일렉트릭이 국내 출시되었습니다. 1억 3,860만 원의 가격을 가진 이 SUV는 기존 내연기관 마칸의 명성을 이어가면서도, 전기차로서의 퍼포먼스와 효율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주는지는 다소 의견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디자인, 실내 고급감, 전기차 스펙, 주행 성능, 편의사양까지 자세히 살펴보며 이 차가 과연 ‘억’ 소리 나는 값을 할 만한 차량인지 꼼꼼히 분석해봅니다.
포르쉐 마칸 4 일렉트릭, 두 번째 전기차의 등장
포르쉐 마칸 4 일렉트릭은 포르쉐가 타이칸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순수 전기차이며,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마칸의 완전한 전동화 버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마칸 일렉트릭은 마칸 4와 마칸 터보,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마칸 4는 기본형에 해당하는 모델입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1억 3,860만 원으로 책정되었으며, 단순한 엔트리 SUV가 아닌 포르쉐 특유의 브랜드 철학과 고성능 이미지를 이어받는 전기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칸 일렉트릭은 전용 PPE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모델로, 기존 내연기관 기반 마칸과는 완전히 다른 뼈대를 가지고 있으며,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실내 공간과 퍼포먼스를 함께 확보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100kWh로, 1회 충전 시 최대 454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대 270kW의 고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외관상으로는 기존 마칸과 유사한 인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헤드램프 디자인 변화와 후면의 매끄러운 곡선, 리어 와이퍼 삭제 등 전기차다운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면의 대형 공기흡입구와 전통적인 보닛 라인은 내연기관 차량과 흡사하여, 겉으로만 봐서는 전기차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처럼 마칸 4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기존 포르쉐 고객들이 선호하는 감성을 유지한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델인지는 아직 검증 중이며, 이 글에서는 차량의 주요 특징과 실사용 후기를 토대로 마칸 4 일렉트릭의 진정한 가치를 살펴보겠습니다.
외관 디자인의 변화와 유지, 스포티함과 세련됨의 공존
신형 마칸 4 일렉트릭은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전 마칸에서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디테일한 요소에서 확연한 차별화를 보여줍니다. 전면부의 가장 큰 변화는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의 위치 변화입니다. 포르쉐의 아이코닉한 4포인트 주간주행등은 상단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더 크고 눈에 띄는 형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전면 시인성을 높이고, 다소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기여합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제네시스의 쿼드램프와 유사하다는 인상도 줄 수 있습니다. 범퍼 하단은 전형적인 전기차답지 않게 넓게 개방된 공기흡입구가 배치되어 있어, 마치 내연기관 고성능 SUV와 같은 이미지를 주며, 이는 마칸만의 스포티한 성격을 이어가는 의도라 할 수 있습니다. 측면 실루엣은 기존 마칸보다 약간 커졌지만, 쿠페형 SUV를 연상케 하는 C필러 이후의 라인은 여전히 날렵하고 역동적입니다. 휠 아치와 휠 디자인 역시 대형화되어 시각적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으며, 시승차에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되어 앞 255/40 R22, 뒤 285/35 R22의 사이즈로 고성능을 예고합니다. 후면부는 리어 와이퍼가 삭제되고, 테일램프 형상이 얇고 길게 뻗어 매끄러운 인상을 줍니다. 후진등은 일반 차량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전기차다운 심플함을 유지하면서도 포르쉐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종합적으로 외관은 포르쉐의 전통적인 아이덴티티와 전기차로의 전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실내의 고급감과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마칸 4 일렉트릭의 실내는 기존 마칸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세부 마감과 디지털 요소에서 큰 업그레이드를 이뤘습니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 트림에는 보다 푹신한 소재가 적용되어 감성 품질이 향상되었으며, 송풍구의 금속 날개나 버튼 조작감 역시 전 세대 대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스플레이 구성입니다. 중앙 10.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진 형태로 배치되어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효과를 주며,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인 UI와 깔끔한 폰트, 다채로운 색상으로 구성되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홈 화면은 3개의 주요 섹션으로 나뉘어 빠른 접근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은 음성으로 과속카메라 경고를 제공하지만, 화면에는 시각적 표시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깁니다. 후방 카메라의 화질은 준수한 수준이며, 청소 기능이 탑재되어 실사용 시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오디오는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중저음의 밸런스가 뛰어나며 전반적으로 무난한 수준의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무드 조명은 대시보드, 도어 트림, 도어 포켓, 센터 터널 하단 등 차량 전반에 적용되어 있으며, 다양한 컬러 선택과 드라이브 모드 및 차량 상태와 연동되어 분위기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시트는 포르쉐답게 착좌감이 우수하며, 등받이와 방석 표면별로 통풍·열선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고급 설정이 가능해 장거리 주행 시에도 탑승자의 피로를 줄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실내는 포르쉐의 전통적인 레이아웃과 최신 디지털 트렌드를 조화롭게 융합한 공간으로, 브랜드의 명성에 부합하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첨단 운전자 편의 기능과 HUD의 존재감
마칸 4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최신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모델로,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증강 현실이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입니다. 이 HUD는 내비게이션 안내 시 도로 위에 실제로 화살표가 떠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며, 차선 변경이나 방향 지시 정보가 마치 도로 위에 직접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그래픽 효과는 벤츠의 S클래스에서 처음 선보였던 기술과 매우 유사하며, 포르쉐 차량 중 가장 진보된 HUD 시스템이라 평가됩니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작동 시에도 차간 거리, 속도 변화, 가속 또는 감속 상태 등이 시각적으로 표시되어 직관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마칸 4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깔끔하고 직관적인 구성을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며, 홈 화면에는 자주 쓰는 기능을 큼직하게 배치해 조작이 용이합니다. 다만 내비게이션 화면에 시각적 경고 요소가 부족하고, 후방 카메라 화질과 파노라마 뷰의 한계는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신 후방 카메라 렌즈 세척 기능이 있어 비 오는 날이나 눈길에서 실용성을 더해줍니다. 차량 설정 메뉴에서는 드라이브 모드 변경, 스포일러 조작, 회생제동 설정, 무드 조명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ADAS 설정 또한 이곳에서 쉽게 접근 가능합니다. 무드 조명은 주행 상황에 따라 반응하며, 예를 들어 앞차와의 간격이 가까워질 때 깜빡이는 효과를 통해 시각적 피드백을 줍니다. 통풍 시트와 히터는 좌석의 표면과 등받이를 분리하여 조절할 수 있어 맞춤형 쾌적함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마칸 4 일렉트릭은 운전자 중심의 UX 설계를 기반으로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HUD의 품질은 동급 차량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르쉐의 감성을 지킨 주행 성능, 아쉬운 승차감
포르쉐 마칸 4 일렉트릭은 퍼포먼스 SUV의 명맥을 이어가며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포르쉐 특유의 운전 재미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듀얼 모터 시스템을 탑재하여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가 배치되어 있고, 최대 출력은 387마력이며, 오버부스트 시 408마력까지 발휘됩니다. 최대 토크는 66.3kg·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2초 만에 도달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20km/h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동급 전기 SUV 중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일상 주행은 물론 다이내믹한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을 보장합니다. 실제 주행에서는 코너링 시 차체가 거의 기울지 않고, 지면에 납작하게 붙어있는 듯한 감각을 주며, 스티어링 반응도 날카로워 운전자의 조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승차감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승차에 에어 서스펜션이 빠진 모델의 경우, 노면이 매끄럽지 않을 때 하체에서 오는 충격이 실내로 상당히 크게 전달되며, 다소 딱딱하고 통통 튀는 느낌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노멀 모드에서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흡수하기보다는 버티거나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 도심에서의 승차감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포르쉐 차량 중에서도 하체 질감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며, 고급 SUV를 기대한 소비자에게는 의외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마칸 4는 퍼포먼스와 핸들링은 훌륭하지만, 에어 서스펜션이 빠진 사양에서는 승차감과 정숙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전기차로서의 효율성과 배터리 시스템
마칸 4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전기차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전기차로서의 성능과 효율성에도 신경을 쓴 모델입니다. 100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이 배터리는 CATL사의 811 타입 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인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454km이며, 도심에서는 495km, 고속도로에서는 404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충전 시스템은 800V 아키텍처를 채택하여, 최대 270kW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21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생 제동 시스템은 온/오프 두 단계만 제공되어 세밀한 조절이 불가능하며, 회생 제동을 켠 상태에서도 현대기아차의 2단계 수준에 해당할 정도로 약한 편입니다. 이에 따라 타력 주행 모드가 강조되며, 회생 제동을 껐을 때 차량이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구르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는 독일 전기차의 전통적인 주행 성향에 가까우며, 이질감 없이 유연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회생 제동의 강도나 커스터마이징이 부족하다는 점은 EV 시장 내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요소입니다. 또한 에코 드라이브 모드가 제공되지 않는 점도 전기차 특유의 효율 운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주행 중에도 비교적 천천히 떨어지는 편이며, 실제 주행거리와 공인 수치의 차이가 크지 않아 신뢰도가 높은 배터리 시스템이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제원 및 총평, 마칸 4 일렉트릭의 실질적 가치
마칸 4 일렉트릭은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 SUV로서 기본적인 성능과 브랜드 이미지는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차량의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장 4,784mm, 전폭 1,938mm, 전고 1,622mm, 휠베이스 2,893mm로, 중형 SUV 중에서도 상당히 큰 체급이며, 공차중량은 2,425kg입니다. 모터 최고 출력은 387마력, 오버부스트 시 408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66.3kg·m입니다. 0→100km/h 가속은 5.2초, 최고 속도는 220km/h입니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스포츠 255/40 R22(전), 285/35 R22(후)가 장착되어 고성능 주행을 뒷받침하며, 트렁크 용량은 기본 540리터, 2열 폴딩 시 최대 1,348리터, 전면 트렁크는 84리터입니다. 100kWh의 배터리 용량은 효율적인 충전 시스템과 함께 실제 주행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입니다. 가격은 1억 3,86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포르쉐 브랜드와 마칸의 전통, 고성능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수준이나, 몇몇 편의 기능과 승차감에서의 아쉬움은 가격 대비 완성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이 빠진 사양은 고급 SUV에서 기대하는 주행 질감과 거리가 있을 수 있으며, 회생 제동, 차로 중앙 유지 보조 등 최신 EV에서 기대되는 기능의 부재도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칸 4 일렉트릭은 여전히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가진 독보적인 감성과 핸들링, 고급감,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엔트리 EV SUV로서 브랜드의 미래 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