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지금, 픽업트럭이라는 거대한 차체에도 전기 파워트레인이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2025년형 GMC 시에라 EV가 있습니다. 이 차량은 단순한 전기차나 픽업트럭이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차입니다. 750마력이라는 말도 안 되는 출력, 740km라는 괴물 같은 주행거리, 거대한 차체 속에서도 스포츠카처럼 달리는 주행성능, 그리고 픽업트럭답지 않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까지. 시에라 EV는 전기차, 픽업트럭, 고급 SUV를 모두 한데 섞은 궁극의 자동차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에라 EV의 모든 것을 제원, 디자인, 주행 성능, 인테리어, 실용성, 가격 등 핵심 주제별로 나누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제원 및 파워트레인 – 750마력 전기 괴물, 740km 주행거리
시에라 EV는 GM의 최신 얼티움(Ultium)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전기 픽업트럭으로, 파워트레인 구성부터 업계 상위권을 자랑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204kWh 용량의 투스택 배터리입니다. 이 대용량 배터리는 GM이 선보이는 에스컬레이드 IQ, 허머 EV와 같은 고급 전기차에만 탑재되는 구조이며, 시에라 EV 역시 이를 탑재하면서 750마력, 1,063Nm의 토크라는 어마어마한 출력을 실현합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5초로 추정되며, 이는 슈퍼카 못지않은 퍼포먼스입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입니다. 350kW DC 충전기로 충전 시 10분 만에 약 257km(160마일)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전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40km에 달합니다. 이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이나 리비안 R1T보다도 뛰어난 수준으로, 전기 픽업 중 최고 수준입니다. 무게는 약 4톤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기차 특유의 무게 배분과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이 거대한 덩치가 주행에서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2. 디자인 – 건담에서 영감을 받은 전기 픽업의 미래형 외관
시에라 EV의 외관은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닙니다. 공상과학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건담 로봇의 얼굴을 닮은 전면 디자인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주간주행등은 수염처럼 양쪽에 세로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그 안쪽에서 LED 라이트가 시퀀셜 방식으로 점등됩니다. 주간주행등 외에도 전면부 엠블럼, 헤드라이트 내부에 총 29개의 LED가 사용되어 강렬하고 하이테크한 인상을 줍니다. 사이드 패널은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24인치 대형 휠이 차체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휠 디자인은 글로시 블랙과 브러시드 알루미늄이 혼합되어 빛이 반사될 때마다 다채로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후면부 디자인도 예술적입니다. 테일램프는 위로 돌출된 구조로 입체감이 뛰어나고, 램프 내부가 여러 층으로 설계되어 측면과 후면 모두에서 시인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바디 패널 라인도 단순하지 않고, 위쪽과 아래쪽이 다층 구조로 설계되어 트럭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고급 SUV 이상의 감성을 전달합니다. 전체적으로 시에라 EV는 고급감과 미래지향성, 강인함을 모두 품은, 단순한 픽업 이상의 외관을 갖췄습니다.
3. 주행 성능 – 스포츠 SUV를 뛰어넘는 파워와 안정성
전기차의 주행 성능은 출력 수치보다 그 출력을 어떻게 제어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립니다. 그런 면에서 시에라 EV는 단순히 750마력이라는 수치를 넘어서서, 스포츠 SUV 수준의 주행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뒷자리에 눌러붙는 강력한 가속감은 슈퍼카를 떠올리게 합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서스펜션과 조향 세팅이 단단해지며, 코너링 시에도 롤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허머 EV가 오프로드 특화였다면, 시에라 EV는 온로드 중심의 스포츠 트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의 펀치력도 놀랍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전달 덕분에 추월 시에도 전혀 무리가 없으며, 무게가 4톤이 넘는 차량임에도 브레이크 페달에 대한 반응이 뛰어나 제동감도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급가속 중 조향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반응이 묶이거나 핸들이 강하게 돌아가는 현상은 다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륜 조향 구조와 고출력 간의 궁합 문제로, 향후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시에라 EV의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대형 SUV는 물론, 일부 스포츠카 못지않은 수준입니다.
4. 인테리어 – 데날리 감성의 고급 실내, 디지털 기술력의 정수
픽업트럭의 실내는 보통 투박하다고 여겨지지만, 시에라 EV는 그 공식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전 모델이 데날리 트림 기반으로 제작되어 리얼 우드, 알루미늄, 고급 가죽, 브러시드 패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자랑합니다. 16.8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로, 구글 빌트인 시스템이 적용되어 내비게이션, 유튜브 뮤직, 앱 설치 등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지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11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4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며,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센터콘솔 수납공간은 깊고 넓어 다양한 용품을 보관할 수 있으며, 컵홀더도 슬라이딩 구조로 설계되어 실용성과 고급감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뒷좌석은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하며,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차량 전체에 개방감을 더합니다. 트럭이면서도 S클래스급 공간감과 고급감을 제공하는 실내는 시에라 EV만의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5. 적재 및 공간 활용성 – 캠핑, 차박까지 가능한 프리미엄 베드 시스템
시에라 EV는 픽업트럭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공간 활용 능력을 자랑합니다. 전면 프렁크는 311L 용량으로 대형 SUV 트렁크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120V 충전 포트, 컵홀더, 배수구 등이 포함되어 쿨러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트럭 베드는 기본 6피트 길이지만, 실내 공간과 연결하면 최대 8피트 이상으로 확장되어 차박이나 대형 화물 운반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분리형 테일게이트는 버튼 조작으로 열리고, 하단은 계단처럼 설계되어 차량 접근이 용이합니다. 내부에는 120V 포트 2개, 240V 고전력 포트 1개가 포함되어 캠핑 장비, 전자기기 충전, 다른 차량의 긴급 충전까지도 가능합니다. 중간 윈도우도 완전히 분리되어 실내와 적재함이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이는 기존 픽업트럭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입니다. 실제로 야외에서 차를 ‘캠핑장’처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내장되어 있으며, 이는 트럭을 넘어선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한 결과입니다.
6. 가격 및 가치 – 허머보다 저렴하고, 더 실속 있는 선택
GMC 시에라 EV의 미국 내 예상 판매가는 약 10만 달러로, 한화 약 1억 4천만~1억 5천만 원 수준입니다. 이는 같은 플랫폼의 허머 EV보다 약 1만 달러가 저렴하며, 에스컬레이드 IQ보다도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고급 트럭 시장에서 이 정도의 성능과 실내 구성, 충전 인프라, 첨단 기술, 편의성, 공간감을 종합적으로 갖춘 차량은 드물며, ‘픽업트럭의 끝판왕’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물론 조향 시스템의 일시적 락 현상이나 구글 OS의 제한적 호환성은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전반적인 제품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특히 차박, 캠핑, 장거리 주행을 자주 하는 사용자라면 시에라 EV는 단 하나의 차량으로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커버할 수 있는 ‘올인원 전기차’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집니다. 만약 픽업트럭을 구매할 계획이 있고, 단순한 운송 수단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면 시에라 EV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