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캐딜락 비스티크(Cadillac VISTIQ)는 전기 SUV 시장에서 GM의 전략적 전환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GM은 오히려 전기 SUV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비스티크가 있습니다. 에스컬레이드 IQ와 유사한 디자인 DNA를 공유하면서도, 더 컴팩트하고 민첩하게 설계된 이 모델은 3열 중형 SUV로서 충분한 공간성과 고급스러움, 고출력 파워트레인을 갖춘 실속 있는 선택지입니다. 본문에서는 비스티크의 제원, 디자인, 주행 성능, 인테리어, 가격 및 시장 포지셔닝까지 상세히 살펴봅니다.
1. 제원 – 고성능 전기 SUV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다
캐딜락 비스티크는 3열 SUV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 전기차입니다. 102kWh 용량의 싱글 스택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491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DC 고속 충전은 195kW까지 지원하여, 800V 초고속 충전은 아니지만 실용성 측면에서 충분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파워트레인입니다.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615마력, 최대토크 90kg·m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단 3.7초로 슈퍼카에 버금가는 가속력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스펙은 비스티크가 단순한 가족용 SUV를 넘어 고성능 전기 SUV로 포지셔닝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또한 에스컬레이드 IQ보다 훨씬 가벼운 차체 덕분에 실제 체감 성능은 더욱 민첩하며, 스펙 대비 실사용 효율이 높은 모델입니다. GM의 얼티움 플랫폼을 바탕으로 탄생한 이 SUV는 성능과 효율, 그리고 실용성의 균형을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습니다.
2. 디자인 – 에스컬레이드 닮은 고급감, 미래적인 디테일
비스티크의 디자인은 한눈에 보기에도 '캐딜락'다운 감성과 존재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면부는 에스컬레이드 IQ와 유사한 구성을 갖고 있으나, 바디컬러가 강조된 패널 배치로 내연기관 에스컬레이드와도 닮아있습니다. 얇은 주간주행등(DRL)과 세로형 헤드램프, 안쪽으로 숨겨진 LED 프로젝터는 강인함과 정제된 느낌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사이드 프로파일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부드럽게 깎인 후드라인과 깔끔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이며, 블랙 크롬 라인이 눈 밑에서부터 뒤까지 이어져 날렵한 인상을 줍니다. 휠 디자인은 알루미늄, 실버, 피아노 블랙 소재가 조화를 이루며 고급감을 높였고, 22인치 이상으로 보이는 대형 휠은 존재감을 더욱 극대화합니다. 후면부는 세로형 테일램프가 강조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캐딜락 특유의 수직적 요소들이 강조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곳곳에 담으면서도 익숙한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는 비스티크는 고급 SUV 시장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적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3. 주행 성능 –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고속 안정성과 민첩함
615마력의 출력은 단순히 수치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체감하게 해줍니다. V모드 활성화 시 가속 반응은 예민하고 폭발적이며, 페달 끝단에서도 다시 한번 강한 토크를 발휘해 추월이나 고속 주행 시 부족함이 없습니다. 3톤에 가까운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질량 중심이 낮고,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어 바디 롤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후륜 조향이나 에어 서스펜션이 빠진 모델이었음에도 고속 안정성과 민첩함에서 부족함이 없었으며, 실제로 스티어링 반응도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다만 조향 모듈이 약간 물렁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GM 차량 특유의 유격이 일부 남아 있어, BMW나 아우디와 같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핸들링 세밀도는 떨어지지만, 차량 세그먼트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원페달 드라이빙의 경우 재생 브레이크 강도가 다소 약한 편이나, 그 덕분에 자연스러운 감속감을 느낄 수 있고, 급제동 시에도 거동이 불안하지 않습니다. SUV지만 스포츠카처럼 달릴 수 있는 역동적인 성능은 분명 비스티크만의 경쟁력입니다.
4. 인테리어 – 디지털 기술과 정장 같은 고급감의 조화
비스티크의 실내는 한마디로 ‘디지털 럭셔리’입니다. 전면에 배치된 33인치 커브드 OLED 스크린은 정보 전달과 시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밝고 고해상도의 그래픽은 주간에도 선명한 가독성을 제공합니다. 중앙 콘솔 하단에는 7인치 터치 스크린이 추가로 배치되어 공조, 시트 설정, 마사지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실내 곳곳에는 알루미늄, 우드, 카본 파이버 등 다양한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고급 오디오 기기 같은 질감과 마감 수준을 보여줍니다. AKG 23스피커 오디오는 음향 몰입감을 더하며, 헤드레스트 내장 스피커도 탑재되어 음악 감상 시 공간감을 배가시킵니다. 통풍/열선/마사지 시트는 기본 사양이며, 무선 충전대가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제공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수납공간 역시 여유롭고 실용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브러시드 알루미늄이 곳곳에 적용되어 일관된 고급감을 유지합니다. 특히 공조 벤트 디자인은 벤틀리를 연상시킬 만큼 정교하며, 센터 콘솔의 큼직한 다이얼과 컬럼식 기어 셀렉터도 전기차의 미래지향성을 반영한 디테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2열과 3열 –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패밀리 공간
3열 중형 SUV라는 세그먼트는 때로 공간 효율에서 손해를 보기도 하지만, 비스티크는 그 한계를 상당히 잘 극복했습니다.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하며, 캡틴 시트 디자인이 좋아 장시간 탑승에도 피로감이 적습니다.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슬라이딩도 지원되어 다양한 자세가 가능합니다. 2열 중앙에는 터치식 공조 컨트롤 패널과 USBC 포트, 콘센트,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의성이 뛰어납니다. 3열 진입은 슬라이딩 시트를 통해 가능하며, 실제 공간은 다소 협소하지만 선루프와 창문 크기가 커 개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3열에도 컵홀더, 공조 벤트, USBC 포트가 마련되어 있고, 시트 쿠션 자체는 성인 2명이 앉기에 충분히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만 무릎이 올라가는 착좌 높이, 발을 두기 불편한 바닥 구조는 아쉬운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스티크의 3열은 단순한 ‘비상용’이 아닌, 실제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패밀리 SUV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6. 가격 및 시장 가치 – 프리미엄 전기 SUV의 새로운 기준
비스티크의 가격은 트림 및 옵션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본형은 약 8만 5천 달러(한화 약 1억 2천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풀옵션 모델은 약 9만 5천 달러 수준이지만,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에스컬레이드 IQ가 2억 원대임을 감안하면 비스티크는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후륜 조향이나 에어 서스펜션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옵션이 빠져도 만족도가 높은 점은 이 차의 높은 기본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비스티크는 가격 대비 고급감, 퍼포먼스, 공간, 편의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전기 SUV 중에서도 매우 실속 있는 선택지입니다. 특히 전기차가 비싼 만큼 더 많은 가치를 원한다면, 비스티크는 정답에 가까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경쟁 모델로는 제네시스 GV90, 아이오닉 9, 리비안 R1S 등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고급스러움과 퍼포먼스를 함께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비스티크가 최고의 밸런스를 제공할 것입니다.